지난 대선 당시 야당 후보를 비판하는 등의 댓글을 인터넷에 올려 정치에 개입한 의혹을 사고 있는 국군사이버사령부 옥도경 사령관(맨 앞)과 지휘관들이 10월15일 오후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시사IN 이명익

“모든 게 원세훈 원장 때 벌어졌다”

국방부 사이버사령부의 대선 개입 의혹을 폭로한 현역 군인이 민주당 김광진 의원 측과 나눈 대화의 전문을 공개한다.
이 군인은 “원세훈 원장 취임 후 국정원이 군 사이버사령부 요원들을 끌어들였다”라고 밝혔다.

고제규 기자(unjusa@sisain.co.kr)
김은지 기자(smile@sisain.co.kr)

국방부 사이버사령부의 대선 개입 의혹을 추적 중인 민주당 김광진 의원실은 11월 중순 한 현역 군인을 만났다. 또 다른 군내 제보자를 통해 사이버사령부 출신인 이 사람이 최근 논란에 대해 가장 잘 알 것이라는 귀띔을 받았다. 고위직 계급인 이 현역 군인은 “멋진 군인이 되고 싶었고, 그 자긍심 하나로 살고 있다”라며 입을 뗐다. 자신을 정통 보수라고 소개한 그는 군인으로서 지켜야 할 철칙이 깨졌다며 분노했다. ‘정통 보수’인 그가 철칙으로 여긴 것은 바로 ‘군의 정치 개입 불가’였다. 바로 자신이 거쳐간 부대(사이버사령부)가 정치 개입 논란의 한복판에 서자, 그는 어렵게 입을 뗐다. <시사IN>은 민주당 김광진 의원실 인사와 이 현역 군인이 나눈 대화의 녹취록 전문을 입수했다. 제보자의 신분이 드러날 부분은 빼고 가급적 원문을 그대로 전재한다. 녹취록에 나오는 질문자는 의원실 인사다.

의원실 : 정치 개입 의혹을 받고 있는, 사이버사령부 산하 심리전단 530부대 핵심이 누구인가요?

현직 군인 : 530부대 000 서기관이 있는데, 그 사람이 어떻게 보면 핵심적인 위치에 있어요. 그 사람이 임무를 할당해주는 역할을 해요. 이 사람과 바로 연결되는 게 530단장(이00)이고, 530단장 위에 사이버사령관이 있고, 사령관을 통해서 국방부 장관님께 보고가 되거든요. 장관님이 뭘 지시해서 ‘야, 뭐에 대해서 이렇게 해’라고 하지 않거든요. 사이버사령관이 좀 일찍 출근해서 아침 7시에 대응센터에 가 있어요. (대응센터는) 어떻게 보면 방어센터인데, 방어센터 안 상황실의 ‘톱 다이스(지휘부 회의실)’에서 지난밤에 기본적으로 어떤 사이버 공격이 있었는지, 방어 현황에 대해 두세 장짜리로 쭉 보고를 받아요.

의원실 : 매일 보고를 받나요?

현직 군인 : 예. 매일매일 보고를 해요. 왜냐면 사이버 공격도 사실은 매일매일 이뤄져요. 그것에 대한 24시간 현황을 담고, 어떻게 조치했다는 식으로 두세 장짜리 보고를 해요. 그걸 (사이버)사령관님이 결재하면 아침에 (국방부)장관님 출근하기 전에 보고를 올리거든요. 거기 끝 부분에 이 심리전에 대한 보고서가 한 장짜리로 들어가요.

의원실 : 심리전 보고서는 당연히 심리전단인 530단이 작성하겠죠? 누가 장관에게 보고하나요?

현직 군인 : 장관한테는 보고를 직접 하는 게 아니라, 가방(블랙북)에 보고서를 넣어 장관실에 넣어드려요. 번호키 달린 가방에 넣어가지고, 장관님만 열 수 있어요(김관진 장관은 11월20일 국회에서 ‘블랙북’에 심리전의 주요 활동 방향이 담겨 있다는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 아침에 보고받는 사항은 북한의 해킹 시도에 관련된 정보, 북한의 사이버에 대한 선전·선동에 따른 현황 등이다”라고 답변했다).

의원실 : 530단장(이00)은 어떻게 사이버사령부로 오게 된 것인가요?

현직 군인 : 2010년 1월 사이버사령부가 만들어지면서 합참 민군심리전부의 사이버심리전과를 그대로 들어내서 왔어요. 그때 사이버심리전 과장이 지금 530단장이죠. 그 사람들이 뭘 하느냐면, 어 이런 것도 하는구나 하고 놀랄 때가 있어요. 만화 그리는 사람, 유튜브 동영상 제작하는 사람, 그런 사람들도 530단 요원으로 뽑았거든요.

사이버사령부 연표

2010.1. 창설, 당시정보본부산하, 전체예산 71억원
2011.7. 국방부 장관 직할 부대로 독립
2012. 4차례 특채 82명, 그중 47명 530단 배치. 전체 예산 170억원(이 중 국정원 지원액 42억원)
2013. 전체 예산 255억원(이 중 국정원 지원액 55억원)

“530단, 국정원보다 더 정예화된 인력”

의원실 : 군무원 몫으로 뽑았나요?

현직 군인 : 예. 만화 그리는 사람, 동영상 하는 사람, 그런 사람들을 뽑더라고요. 또 530단에 미디어제작지원팀이 있는데 여기서 동영상 제작도 하고.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국정원보다 심리전 이런 거 더 잘 알죠. 오랫동안 해서 노하우를 잘 알죠. 530단장이 아주 잘 알고, 530단 사람들은 지시가 없으면 섣불리 혼자 개인적으로 하지는 않아요. 자기들끼리도 뭐 하는지 철저하게 보안이 이뤄지고, 다른 사람하고도 잘 어울리지 않아요. 그리고 다 사복 입고 왔다 갔다 해요.

의원실 : 군인은 군복 입어야 하지 않나요?

현직 군인 : 다 사복 입어요. 사이버사령부가 다 그래요. 거기 사람들 군복 안 입어요. 이게 신분, 누군지 모르게 하려고 다들 사복 입어요. 현역도 군복 입을 일이 없어요.

의원실 : 영내에서도 사복 입어요?

현직 군인 : 예. 밖에 다닐 때도 다 사복 입고. 그래야 모르죠. 사이버사령부에 방어조직과 공격조직이 있어요. 진짜 북한군의 사이버 공격 위험이 커지니까 해야 된다, 그건 맞아요. 그런데 거기에 심리전이 왜 따라왔는지 모르겠어요. 다들 그렇게 생각해요. 하다못해 미군과 협의할 일이 있었는데, 미군이 ‘다 좋은데 사이버 심리전이라는 게 뭐냐, 그게 왜 거기 가 있지?’라며 이해를 못하더라고요. 미군도 심리전(Psycho- logical Operation)을 담당하는 특수부대가 있어요. 그런데 이것은 전시에 하는 조직이에요. 평시에 인터넷에서 (심리전) 하는 건 있을 수가 없거든요. 그래서 미군이 그게 뭐냐고 자꾸 물어보더라고요.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 사람들이 이해할 수가 없죠. 외국 사람이 보면 이해할 수가 없는 거죠.

의원실 : 사이버사령부의 심리전 부대인 530단에는 몇 팀이나 있었어요?

현직 군인 : 한 팀에 4~5명으로 되어 있고, 10개 팀 정도로 알고 있어요. 국정원 심리전단하고 똑같아요. 530단에는 만화 그리는 사람과 미디어 보조도 별도로 있죠. 팀별로 어떤 만화 그려달라고 하면 그리고, 시나리오 작가도 있어요.

의원실 : 국방부에서는 530 심리전단 요원들이 정치적인 글을 올린 것을 개인적인 일탈행위로 보는데요?

현직 군인 : 개인적으로 댓글을 달았다고 하는데 그건 가능한 이야기가 아닐 거 같고요. 사이버사령부는 굉장히 보안도 ‘쎄고’, 철저해요. 시설도 엄격하게 통제하고. 특히 530단은 절대 못 들어가요. 사이버사령부 내부 사람조차도 들어가지 못하게 해요. 잠시 놀러 간다는 것도 안 됩니다.

의원실 : 개인적으로 댓글과 트위터를 한다는 건 말도 안 된다는 뜻인가요?

현직 군인 : 그건 있을 수 없죠. 만약 그런 일탈행위가 있으면 그 사람들은 사이버사령부 요원이 될 수가 없죠. 사이버사령부가 그렇게 허술한 조직이 아니에요. 설사 농담을 해서 인터넷으로 장난을 쳤다고 해도 그건 철저하게 지시를 받았거나 철저히 통제하에 그런 거지, 개인적으로 그러진 않아요.

“국정원이 사이버사령부 요원 교육했다”

의원실 : 사이버사령관이 2011년 연제욱 장군(현 청와대 국방비서관)으로 바뀐 배경이 있나요?

현직 군인 : 어떻게 보면 전임 000 장군님은 거기서 쫓겨난 거예요. 000 장군이 있을 때 제일 힘들었던 게 뭐냐면, 기무사령부와 국정원과의 관계가 제일 힘들었어요. 국정원과 기무사령부 사람들은, ‘사이버사령부 하는 게 뭐냐’고 하고, 국정원은 ‘사이버안전관리규정’을 대통령령으로 만들어, 국정원이 다 통제하고 자기네들이 주도권을 가지고 나갔어요(2005년에 제정된 국가사이버안전관리규정에는, ‘국가사이버안전과 관련된 정책 및 관리에 대하여는 국가정보원장이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과 협의하여 이를 총괄·조정한다(5조1항)’라고 되어 있다). 그래서 국정원이 그걸 근거로 계속 사이버사령부를 끌어들이려고 했어요. 그런데 사실 국정원이 가장 탐냈던 건, 방어·공격 이런 걸 떠나서 심리전을 제일 탐냈어요.

의원실 : 왜죠?

현직 군인 : 어떻게 보면 국정원에도 70명 정도 심리전단 요원이 있지만, 이들에 비해 530단 요원들은 상당히 정예화된 인력이에요. 대북 방송, 심리전 할 때부터 있던 사람들이 대부분이에요. (김대중·노무현 정부를 거치면서) 대북 심리전 방송을 못하게 되니까, 이 요원들을 어떻게 쓸까, 이야기하면서 ‘어떻게 하지? 먹을거리 찾아야지?’ 해서 들어간 게 사실은 사이버 심리전이거든요. 이런 정예화된 요원들이 있으니까, 국정원으로서는 이들을 잘 끌어들이면 자기들이 쉽게, 손 안 대고 코 풀 수 있다고 본 거예요. 000 장군이 사이버사령관일 때 국정원이 굉장히 적극적으로 공식적으로 끌어들이려고 그랬거든요. 아시는지 모르겠지만, 이명박 정부 마지막에 사이버 안보 마스터플랜을 만들었거든요. 그걸 빌미로 해가지고 530단 사이버 심리전단을 공식적으로 거기 다 포함시켜서 국정원 밑으로 다 끌어들이려고 했어요(2011년 8월8일 정부는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사이버 공격에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관계 부처 합동으로 ‘국가 사이버 안보 마스터플랜’을 마련해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사이버 공간을 영토·영공·영해에 이어 국가가 수호해야 할 또 하나의 영역으로 보고, 이를 위해 5대 분야-예방·탐지·대응·제도·기반-의 중점 전략과제를 선정·추진하기로 했다’며 국정원, 국방부, 경찰 등 15개 관계 부처가 참여해 수차례 ‘국가사이버안전 실무회의’를 했다). 그때 000 장군이 결사반대했어요. 사이버사령부에서는 그 회의에 잘 가지도 않았고요. 000 중령이 사이버사령부를 대표해서 그 민관합동센터 회의에 가서 ‘그건 안 된다, 이건 줄 수 없다’고 결사반대했어요. 결국 사이버 안보 마스터플랜이 만들어지긴 했는데 국정원 처지에서는 반쪽짜리가 되었어요. 이렇게 000 장군은 기무사령부하고도 그렇고, 국정원하고도 사이버사령부에 관여하면 안 된다고 버텨서 사이가 굉장히 안 좋았어요. 기무사하고 국정원 쪽에서 자꾸 영역을 침범하려고, 자꾸 알려고 부대를 방문한다고 하고 그랬어요. 000 장군이 ‘당신들이 여기 왜 오냐, 오지 마라’ 하고 만나자고 해도 안 만나니까 이 사람들이 계속 뒤에서 000 장군 악선전을 해대면서 작업을 해왔던 거 같아요. 그래서 갑자기 000 장군이 바뀌었어요. 쫓겨나다시피 밀려났어요. 잘나가던 분인데…. 그러고 나서 연제욱씨를 진급시켜서…. 이 사람은 사이버랑 아무 상관이 없는 사람이거든요. 심한 말로 정책 어쩌고 해서 정책실에만 있던 그야말로 정책 장교죠. 그 사람을 진급시켜서 사이버사령관으로 딱 보냈어요(연 국방비서관은 2006년 참여정부 시절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국방담당 행정관을 맡았다. 승진 코스였지만,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자 장성 진급에서 계속 탈락했다. 임기제 진급을 한 그는 2011년 12월 사이버사령관을 맡아 기사회생했다. ‘임기제 진급’은 인사 적체를 해소하기 위해 2년 후에는 퇴직한다는 조건을 달아 진급시키는 제도다. 2012년 11월 그는 임기제 소장으로 거푸 진급했다. 국방부 정책보좌관을 거쳐, 박근혜 대통령직인수위로 파견 간 뒤 국방비서관으로 영전했다). 제가 느끼기에는, 연제욱 사령관이 오고 나서 많이 타협을 해버린 거 같아요.

의원실 : 누가 무슨 타협을 했다는 거죠?

현직 군인 : 000장군이 있을 때는 국정원이 개입하지 못하게 계속 끊어버리고 했는데, 사령관이 바뀌고 나서 한마디로 제(국정원) 세상이 열린 거죠. 그 전에는 기무사령부나 국정원 사람 오면 절대로 사령부에 들여보내지 마라, 밖에서 만나서 설명만 해주고 들어오지 말게 해라 했는데 이제는 완전히 그냥 자유스럽게….

의원실 : 그때 국정원에 사이버사령부 요원들을 파견 보낸 적이 있었나요?

현직 군인 : 국정원에 파견을 보낸 건 맞아요. 심리전 요원 등이 거기서(국정원) 교육받고 그랬어요. 국정원이 교육과정을 만들거든요. 심리전은 특별히 과정이 없기 때문에, 국정원에서 하면 좋다고 하고 보내는 거죠.

의원실 : 국정원에 교육 보내는 사람은 몇 명이나 되죠?

현직 군인 : 1년에 2~3명씩 보냈어요. 많은 숫자는 아니죠. 그래서 제가 보기에 교육을 보내는 것은 그렇게 큰 의미가 없어요. 왜냐면 그건 형식적으로 우리가(국정원) 하니깐 너네들(사이버사령부)이 와서 교육받아라, 사람들끼리 얼굴이나 알고 지내라, 이런 식이었어요.

유독 지난해에 82명 새로 채용

국방부 사이버사령부는 2010년 1월 창설했다. 2009년 7월 북한의 디도스(DDoS·분산 서비스 거부) 공격 등 사이버 테러가 빈번하자, 대응을 위해 만든 부대였다. 창설 당시 정보본부 예하에 준장급 사령관이 지휘하는 사이버사령부로 출범했다. 처음 규모는 200여 명, 편성된 예산은 71억1400만원이었다. 2011년 7월1일 정보본부 예하 부대에서 독립시켜 현재 운영체계인 국방부 직할 사이버사령부로 편제했다. 사이버사령부는 사이버전 담당부대(510단), 교육훈련 부대(590단), 대북 심리전 부대(530단), 연구개발 부대(31센터)로 구성되어 있다. 200여 명으로 출발했던 인원은 현재 453명, 사령관은 옥도경 준장(육사 38기)이다.

문제가 된 530단은 기획·정보·작전·미디어·해외홍보 등 5개 팀으로 이뤄져 있다. 사이버사령부 전체 요원 453명 가운데 절반 가까이 되는 200여 명이 이 530단에 속해 있다. 특히 사이버사령부 차원에서 2010년에는 7명, 2011년에는 17명을 새로 뽑았는데 유독 대선이 있었던 지난해에 4차례 특채를 거쳐 82명을 새로 뽑았다. 이 가운데 47명을 530단 심리전단에 배치했다. 새로 뽑은 47명 가운데는 여성 요원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MB 때 청와대에서 댓글 알바팀 운영”

의원실 : 이종명 국정원 3차장도 군 출신이던데?

현직 군인 : 그분(이종명)은 잘 모르는데, 이 모든 게 원세훈 원장 때예요. 촛불에 데어, 이명박 정부가 경기 일으키는 상황이 되자, 제가 알기로는 (청와대에서) 댓글 알바팀을 운영했고, 민간인 사찰 논란이 불거지면서 다 박살나고 청와대 그쪽에서 다 떨어져나간 거죠. 그래서 국정원에서 (댓글) 해야 한다고 해서 가져갔던 거 같아요. 원세훈 원장이 취임하면서 자기들끼리 하니까 잘 안 되죠. 노하우도 부족하고 하니까, 국방부에 좋은 게(합동참모본부 민군심리전부) 있으니까 한 거죠. 민심부 활용하니까 참 좋을 테니 한 거죠. 사이버사령부 같은 경우에도 국정원 예산은 완전히 성역화되어 있어요. 그야말로 손만 벌리면 국정원에서 돈 줄게, 했어요. 원래 국정원이 그렇게 해요. 군 정보기관도 (국정원이) 밀어주거든요. 그래야 돈으로 통제할 수 있으니까. 000 장군 있을 때, 가능한 국정원 예산 줄여라, 이거 마약 같은 거다, 국정원 예산 계속 쓰면 많이 쓸수록 목이 조일 수밖에 없다고 했어요(2010년 사이버사령부 창설 첫해에는 국정원 지원액이 없었고 2011년에는 30억원이었다. 연제욱 사령관이 취임한 뒤 2012년에는 42억원으로 늘었고, 2013년에는 55억원이다).

의원실 : 어찌됐든 530단 심리전 부대가 정치 개입 논란의 중심에 섰는데?

현직 군인 : 어떻게 보면 심리전단 자체가 사이버사령부에서 별도로 떨어져나온 게 잘못된 거예요. 이건 합참에 있었어야 하는 것이죠. 합참 작전 아래서 움직여야 하는 조직이지 국방부 별동조직으로 움직이면 안 됩니다. 사이버사령부에 조직을 줄 수 없다고 하면 정훈홍보 쪽으로 가든지, 아니면 합참으로 가든지, 유사시에 대북 심리전으로 하는 부대로 가든지 해야 합니다. 두 번째 국방 홍보를 한다고 하면 가이드라인이 명확해야 하죠. 사이버사령부 역할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져서 국방부 내 통제를 받을 수 있게 되어야 합니다. 개별적으로 움직이면 안 됩니다. 이 개혁이 이뤄지지 않으면 뜨거운 감자가 될 수밖에 없어요. 사이버전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고 굉장히 무서운 무기인데 신중하지 않게 쓰면 안 됩니다.

군 사이버사령부 요원이 퍼뜨린 이미지들. 이명박 전 대통령을 찬양하고 진보 진영 인사를 비하하는 내용이다.

“트윗 121만 건조차 빙산의 일각이다”

군 사이버사령부의 국내 정치 개입을 추적해온 김광진 의원은 “한 군무원이 온라인상에 단 댓글 등이 2000만 건이 넘었다.
추가로 발견된 국정원의 트윗도 빙산의 일각으로 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고제규 기자(unjusa@sisain.co.kr)
김은지 기자(smile@sisain.co.kr)

11월20일 국회 본회의장 대형 화면에 ‘조커’가 떴다. 북한 인공기를 배경으로 빨갛게 찢어진 조커 입을 합성한 민주당 김광진 의원의 모습이었다. 포스터 한쪽에는 ‘북한의 조커 김X진’이라는 문구도 있었다. 그 얼굴을 스크린에 띄운 건 김 의원 자신이었다. 국방부 사이버사령부가 심리전을 펼친다는 명목으로 온라인에 올린 이미지 중 하나였다.

사이버사령부 요원이 올린 그림은 그 외에도 많았다. 김 의원실에서 입수한 사진 파일을 보면(위 이미지), G20을 치른 이명박 전 대통령을 찬양하고 특정 언론사를 ‘한걸레’로 비하하며 곽노현 전 서울시 교육감을 뇌물왕이라고 비아냥대는 웹자보를 만들어 유포했다. 심지어 논객 변희재씨가 진중권씨를 향해 총을 쏘는 합성사진도 있었다. 북한을 상대로 온라인상에서 심리전을 펼친다는 국방부의 본래 주장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사이버사령부의 국내 정치 개입을 지난 6월부터 추적해온 김 의원을 11월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났다.

전·현직 군인들로부터 제보는 언제부터 들어오기 시작했나?
지난 6월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받아쓰는 기관을 살펴보았다. 사이버사령부가 예산을 50억원씩 받아쓰더라. 국정원으로부터 왜 이렇게 돈을 받나 싶어 국방부에 자료를 요청하고 보니 심리전단을 운영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때부터 전·현직 군인들을 접촉했다.

이번 제보는 상당히 구체적이다. 현역 군인이 제보를 한 이유가 뭐라고 보나?
현역 신분이라는 한계 때문에 양심고백이라고 할 수는 없다. 크로스체크를 위해서 전·현직 군인을 만나다 보니, 그 가운데 팩트를 말하는 군인들이 있었다. 자신의 녹취가 공개되어도 된다는 분도 있고 사실관계 정도만 확인해준 분도 있었다.

군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그런 확인도 쉽지 않았을 텐데, 제보의 신빙성은 있는지?
크로스체크를 해보니 다 맞았다. 국정원과 다른 분위기가 군에는 있다. 국정원은 어찌됐든 요원들의 변호사비까지 대주면서 자기 직원을 지키는데, 국방부는 개인 일탈이니 알아서 책임지라고 한다. ‘위에서 시켜서 해놓고 나한테 뒤집어씌우는’ 상황이 초래되니 이분들이 입을 여는 것이다.

제보를 바탕으로 여러 의혹을 제기했는데 국방부 반응은 어떤가?
지금까지 겪은 국방부 특성상, 처음부터 우리가 가진 카드를 다 공개하면 안 된다. 그래서 처음에 민주당은 사이버사령부 트위터 아이디 2개를 공개했다. 처음에는 절대 없다고 하더니 바로 인정했다. 그 다음에 7개, 그 다음 13개, 지금은 40개 아이디까지 드러났다. 처음에는 다 아니라고 했는데 나중에는 다 인정했다.

사이버사령부와 국정원이 연계되었다고 보는 건가?
시기와 정황이 딱 맞물려 있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2009년 국정원장이 되고, 이종명 합참 대북심리전 부장이 2011년 4월에 국정원 3차장으로 부임한다. 같은 해 12월 연제욱 현 청와대 국방비서관이 사이버사령관으로 부임했다. 그전의 사이버사령관은 국정원과의 연계에 부정적이었다. 그리고 현재 이 시간에도 사이버사령부 요원 2명은 국정원에 가 있다. 이른바 컨트롤타워라며 공식적으로 해야 할 업무를 위해 파견했다고는 하는데, 그건 국민이 판단할 문제다.

김광진 의원은 “사이버사령부가 국정원보다 효과적인 심리전을 펼쳤다”라고 말했다. ⓒ시사IN 조남진

“특수활동비가 군인에게 큰 매리트”

사이버사령부에 주는 국정원 특수활동비도 두 기관 간의 연계고리로 보는 것 같다.
맞다. 2010년만 해도 0원이었던 국정원 특수활동비가 2011년 30억원 가까이에서 시작해 2013년에는 50억원이 넘는다. 초대 사령관은 국정원 돈을 그렇게 받지 않으려 했다고 한다. 두 번째 연제욱 사령관으로 바뀌면서 국정원 예산이 확 늘었다. 돈의 쓰임새에 대해서는 다양한 경로로 추적했다. 우리가 접촉한 사이버사령부 요원들의 증언에 따르면, 다 인센티브 비용이다. 첩보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특수 활동을 위한 기밀문서를 만드는 데 쓰이는 비용이기보다는, 월급 수당을 조금 더 주는 데 쓰인다. 사이버사령부 요원이라고 해봤자 중사나 7급은 월급이 200만원밖에 안 된다. 그러니 특수활동비로 50억원의 절반 가까운 돈을 현금으로 주면, 큰 매리트가 된다. “특수활동비가 큰 매리트”라는 말은 “법률 위반이 두렵지 않았나”라는 우리의 질문에 실제 요원들이 한 대답이었다.

국정원 트윗 121만여 개가 추가로 발견되었다.
빙산의 일각이라고 본다. 사이버사령부 사이버심리단 운영팀장인 정 아무개 군무원의 표창 공적 내역을 보면 이렇게 쓰여 있다. ‘국가·국방 정책 및 국가보위를 위한 공세적 사이버심리전 홍보활동 시행 관련 목표를 초과달성했으며(계획 2000만 회, 성과 2300만 회) G20 정상회의 등 비난 여론을 적기에 대응해 비난 여론 차단에 기여함(1864회).’ 이 공적조서 자체가 개인적인 일로 볼 수 없는 명백한 증거 아닌가. 계획이란 게 제시되고 목표를 넘겼다는 말 자체가, 계속해서 군에서 관리하고 체크했다는 뜻이다. 이렇게 한 사람이 온라인상에 단 댓글 등이 2000만 회가 넘는다고 한다면, 사실 추가로 발견된 국정원의 121만 건 트윗조차도 빙산의 일각으로 봐야 한다.

국정원 심리전단 요원과 달리, 사이버사령부 요원이 개인 블로그나 자신의 트위터로 신원이 드러나게 활동한 이유를 뭐라고 보나?
그 차이점을 잘 이해해야 하는데, 국정원은 말 그대로 정치 개입을 하려 했다. 정치 개입과 관련한 글 확산이 포인트였다. 반면 국방부 심리전단 요원은 이게 자신들의 본업무라고 생각했다. 군 사이버사령부 심리전단은 자연스럽게 국민들에게 받아들여지게 한다는 (활동의) 원칙이 있었다. 아주 일반적인 사람이라고 인식시켜야 했다. 예를 들어 ‘워킹맘’ ‘헬스트레이너’처럼 육아나 헬스 관련 글을 올리다가, 가끔 군과 관련한 이야기를 끼워넣는 식이었다. 국정원보다 훨씬 효과적인 심리전을 벌였다.

군 수사기관의 수사 결과를 기다려야 하는 것 아닌가?
군이 수사를 제대로 할 수 없다는 건 초등학교 상식만 가져도 알 수 있다. 사이버사령부는 국방부 장관 직할 부대다. 벌써 언론에서 ‘조사는 했으나 최종 처분은 장관에게 일임한다’는 말이 나온다. 범죄인한테 판사 노릇까지 하라고 하는 격이다. 이 사건의 지휘·관리 책임이 있는 장관에게 판단하라는 건 ‘어느 선까지 꼬리를 자를까요?’라고 묻는 거다.

그럼 특검으로 가야 한다고 보나?
사실 특검도 대통령이 최종 임명하니까 숨김없이 해결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렇지만 조사권과 수사권이 없는 국회의원조차도 열심히 하면 사이버 요원 40명 아이디와 신원을 확보할 수 있다. 특검은 의혹은 있으나 조사권이 없어서 밝히지 못한 걸 밝히기 위한 수단이다. 특검의 결론이 이 사건의 결론이 된다고 여기지는 않는다.

국정원 사건 타임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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