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10일 김용판 6차 공판에서는 김하영 직원 노 트북과 데스크톱 증거분석을 한 하드디스크와 CD에 대한 검증이 있었다.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을 비롯해 변호인은 자리를 옮겨 PPT를 봤다. ©그림 서혜주

“꼬투리 안 잡히려 증언하니 힘들겠다”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에 대한 6차 공판에는 최현락 전 수사부장이 증인으로 참석했다.
최현락 증인은 판사로부터 “진술 신빙성을 스스로 떨어뜨린다”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김은지 기자(smile@sisain.co.kr)
김동인 기자(astoria@sisain.co.kr)

이번 재판에는 서울지방경찰청 책임자들이 증언대에 올랐습니다. 검찰은 최현락 서울지방경찰청 수사부장과 이병하 수사과장이 김용판 서울청장과 함께 허위 수사 발표에 동조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최 부장은 김하영 직원 노트북에 대한 디지털 분석관들의 분석 상황을 수기 메모로 김용판 청장에게 보고했습니다. 검찰은 김 청장이 내부 통신망에 기록이 남지 않도록 펜으로 작성하라는 지시를 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수사 과정에서 최현락 수사부장과 이병하 수사과장 모두 서울청을 담당한 국정원 안 아무개 직원과 통화를 자주했습니다. 국정원 안 아무개 직원과 두 사람은 대체 어떤 대화를 나누었던 것일까요?
10월10일 열린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의 6차 공판은 시작부터 검찰과 변호인이 맞섰다. 검찰은 “서울청이 수서경찰서 수사팀에 포렌식한 결과를 넘기지 않았다. 피고인의 공소장을 보다 죄질이 좋지 않은 방향으로 변경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변호인은 “경찰이 위조한 것처럼 검찰이 잘못 판단하고 있다”라고 받아쳤다.

검사: 위조되었다고 말한 적 없다.

변호사: 제가 말하고 있다.

검사: 아니, 말씀을 잘못하시니깐. 검찰이 언제 경찰이 자료 위조했다고….

보다 못한 재판부가 끼어들어 “재판부를 향해 말해달라”고 중재에 나섰다.

이날 증인으로 최현락 당시 서울경찰청 수사부장(현 경찰청 수사국장)이 나섰다. 최현락 증인은 검찰 1·2회 조사 때는 참고인 신분이었지만, 3회 조사에서는 피의자 신분으로 바뀐 바 있다.

최현락 증인에 대한 검찰 신문

검사: 12월11일 밤 10시47분 국정원 서울청 담당 안 아무개씨와 2분46초간 통화했고, 12월11일 밤 11시18분부터 5분56초간 통화했는데, 무슨 일로 통화했나?

최현락: 안 직원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파악하기 위해 전화한 것 같은데, 구체적 내용은 얘기하지 않았다. 오해의 소지가 있으니 앞으로 전화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검사: 증인은 12월11일 저녁 국정원 대치 상황 이후 그날 밤부터 12월16일 밤 11시 중간수사 발표 전까지 서울청 김병찬 수사2계장이 서울청 담당 국정원 직원과 50여 차례, 매일 10차례 통화와 문자를 주고받은 것 아는가?

최현락: 보고받지 못했다.

검사: 국정원 서울청 출입 안 아무개 직원이 ‘김하영 컴퓨터 제출과 관련해 임의 전달하려고 하는데 제출하는 것이 좋냐 안 좋냐’ 물어보고, 그 이후에 김하영 노트북 보안 설정에 대해 수사2계장이 안 아무개에게 전화해서 보안 해제해달라고 했다는데 보고 못 받았나?

최현락: 보고받은 적 없다.

검사: 이병하 서울청 수사과장도 12월14일 국정원 안 아무개 직원과 3회 통화, 12월16일도 4회 통화했는데 보고 못 받았나?

최현락: 못 받았다.

검사: 증인은 12월15일 수기로 작성된 보고서를 받았나?

최현락: 그렇다.

검사: 증인은 통상 보고서는 워드로 쳐서 내부 통신망에서 보고하는데 통상적인 보고서가 아닌 수기로 작성한 이유에 대해 “워드로 하면 흔적이 남으니까, 보안 유지 때문에 그렇게 지시했던 것으로 기억한다”라고 검찰에서 진술한 적이 있는데, 그런 지시는 증인이 한 게 맞나?

최현락: 내가 지시했는지 청장님(김용판) 지시를 받았는지 모르겠는데, 그 전날 YTN에서 단독 보도를 하는 바람에 다른 언론사에서 항의가 왔다. 본청(경찰청)에 문서 보고하는 과정에서 새나간 것 같았다. 본청 수사국장에게 앞으로 전화로 보고하고 내부적으로는 메모 보고를 하겠다고 했다.

검사: 증인은 분석 과정에서 4대강 사업, 한·미 FTA, 무상복지, 이정희 후보의 ‘남쪽정부’ 발언 등 다양한 내용과 이슈에 대해 국정원 직원들이 활동한다는 내용을 보고받았죠?

최현락: 구체적인 내용은 찬반 클릭만 있고 북한 비난 글, 뭐 이 정도만 있다고 들었다.

검사: 증인이 받는 모든 보고는 청장에게 보고되는 것을 알고 있었죠?

최현락: 사안의 경중에 따라….

판사: 참 증인도 어렵게 답변한다. 증인도 어떤 마음으로 증언하는지 알겠는데 꼬투리 잡히지 않을까 하면서 증언하니, 듣는 사람도 힘들고 증인도 힘들다. 사실 그대로 이야기한다는 생각보다 뭔가 한번 더 생각해보고 이야기한다는 느낌을 재판부가 받게 되면 증인의 진술 신빙성을 스스로 떨어뜨린다.

최현락 증인에 대한 변호인 신문

변호사: 국정원 사건과 관련해 서울청이 공식·비공식적으로 국정원과 업무협약을 한다거나 연락을 취해 의견을 공유한 적 있나?

최현락: 전혀 없다.

변호사: 불필요한 오해를 없애기 위해 서울청 내에서 국정원 조정관과 접촉하지 말라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죠?

최현락: 예.

변호사: 증인은 검찰 조사 때 “메모로 보고하도록 지시한 이유는 컴퓨터로 보고하면 흔적이 남으니까 보안 유지를 위해 그렇게 지시한 것으로 기억한다”라고 진술했는데, 증거 인멸이 용의하게 한 게 아니라 보안 유지 의도였나?

최현락: 그렇다.

변호사: 검찰 조사 때 “수서서에 디지털 증거분석 상황을 알리지 않은 이유에 대해 청장님께서 당시 보안을 중시하셨고, 그러한 청장님의 지침에 따라 알리지 않은 것으로 안다”라고 진술했는데, 검찰에서 피고인의 보안 지침 때문에 수서서에 마치 알리지 않은 것처럼 진술한 이유는 뭔가?

최현락: 제가 조사받는 과정에서, 언론에 대외적으로 분석 진행 상황이 알려지면 대선 직전에서 분석 진행을 방해받고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일반적인 보안 의미를 강조해서 그런 지시가….

판사: 저 부분은 누가 봐도 명백하게 분석 진행 상황을 언론에 노출하지 말라는 취지가 아니라, 수서서에도 보안을 중시해서 알리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는 취지로 읽힌다. 검찰에서 저렇게 진술한 건 맞나?

최현락: 제가 저 부분을 꼼꼼하게 좀… 앞에 전체 과정을 보면, 그런 부분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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