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단 안보3팀 5파트장과 민간인 조력자 증인 신문이 9월30일 가림막이 쳐진 채 열렸다. 이 파트장의 요청으로 1시간가량은 아예 재판이 비공개로 진행되었다. ©그림 서혜주

“오유 운영자 수사할 필요 있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6차 공판에는 심리전단 5파트장과 ‘민간인 협력자’가 증인으로 나섰다.
이 파트장은 인터넷 유머사이트인 오유의 운영자를 공안사범으로 수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은지 기자(smile@sisain.co.kr)
전혜원 기자(woni@sisain.co.kr)

이 아무개 안보3팀 5파트장(이하 이 파트장)은 김하영 직원과 함께 댓글 작업을 한 실행 직원입니다. 그는 5파트장에 부임하면서 ‘오늘의유머’ 사이트 등 사이버 활동 대상 사이트를 직접 선정했습니다. 검찰은 그에게 안보3팀 회의에서 팀장(최 아무개, 4차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함)으로부터 어떻게 그날 활동할 지침을 전달 받았는지 물었습니다.

이날 함께 재판에 등장한 이정수(가명)는 국정원 직원이 아닌 민간인 협력자입니다. 그는 앞서 재판에 등장한 이 파트장과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90학번 동기입니다. 검찰은 그에게 국정원 직원과 똑같은 업무 지침이 전달되었는지 물었습니다. 댓글 활동을 하면서 이씨가 생각하는 종북 세력이 누구인지, 이와 관련한 국정원의 지침이 있었는지 물었습니다.

9월30일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6차 공판 증인으로 국정원 심리전단 안보3팀 5파트장 이 아무개씨(이하 이 파트장)와 그의 대학 동기이자 민간인 협력자 이정수씨(가명)가 나섰다. 이 파트장에 대한 오전 신문을 끝내고 검사와 변호인은 함께 엘리베이터를 탔다. 검사들은 모처럼 웃었고, 원 전 원장 쪽 변호인의 표정은 굳어 있었다. 증인석에 앉은 이 파트장은 의외로 검사들에게 유리한 ‘의미 있는’ 증언을 쏟아냈다.

이○○ 파트장에 대한 검찰 신문

검사: 지휘 체계에 따라 원장님 지시가 회의 때도 전달된 적이 있나?

이 파트장: 회의 때 당연히 전달된다.

검사: 금일 이슈 및 대응 논지가 그걸 토대로 전파가 되고 활동을 원장에게 보고하지 않나?

이 파트장: 주제를….

판사: 주제를 묻는 게 아니고 그렇게 선정된 주제에 따라서 글쓰기 활동을 하고 보고 하는 건 맞나?

이 파트장: 주제가 내려오면 활동하는 게 맞다. 그런데 그게 원장님 말씀에 따라 하는지는 알 수가 없는 위치다.

검사: 검찰 조사 때, 증인이 ‘주로 내부 게시판을 통해 지시 계통으로 주제에 대해서는 각각 두세 줄 정도로 내려온다. 그러면 자신의 파트원에게 그 주제가 포함된 지시 사항을 전달하고 파트원들은 각자 각색해서 오늘의 유머(이하 오유) 등에 게시한다’고 답변한 적이 있나?

이 파트장: 그렇다.

검사: 검찰 조사 때, 2012년 8월28일 오유 사이트에서 ‘추천박아라’라는 닉네임으로 ‘오빤 엠비 스타일이 장안의 화제구나’라는 제목으로 동영상을 게시한 경위에 대해, ‘휴대전화로 지시가 내려왔다. 북한이나 종북 세력이 대통령에게 욕하거나 비방하는 선전·선동이 있으니 그 대응으로 그런 동영상을 방어심리전 소재로 사용하라는 취지로 생각했다’고 했나?

이 파트장: 문자 메시지로 (지시가) 내려왔다.

오빤 MB 스타일 동영상


검사: 검찰 조사 때 ‘북이나 종북 세력 추적하기 위해 미끼로 올린 게 아니지 않으냐’는 검사의 질문에 ‘그건 그렇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위에서 시키니깐 기계적으로 올렸다. 저희 직원 입장에서는 대북심리전을 위해 필요한 일을 위에서 시킨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고 했는데 맞나?

이 파트장: 글을 올릴 때, 주제 같은 건 고려하지 않는다. 하달된 걸 올리고 반응을 살핀다. 그 당시 유튜브나 다른 사이트에서, 북한이나 종북 세력이 ‘엠비 쥐새끼’ ‘쥐박이’ 온갖 동영상이 돌아다녔다. 그런 게 돌아다니까 ‘와 이런 괜찮은 동영상(오빤 엠비 스타일)이…’ 그걸 찾아서 반박하라는 취지로 받아들였다.

검사: 검찰 조사 때, 2012년 7월29일 원장님 지시 강조 말씀에 기재된 ‘국내 종북 세력은 연말 대선 앞두고 다양한 방식으로 국정 성과를 폄훼하고 종북 정권 수립 야욕에 몰두하고 있는 상황이다’에 대해 ‘문재인·안철수 후보 아니면 이정희 후보를 염두에 둔 거 같다. 아래 내용을 보면 이정희 후보를 좀 더 염두에 둔 거 같다. 이런 지시가 여러 차례 내려온 건 사실이다. 저희는 이정희가 대통령이 되면 종북 정권 된다고 이해한 건 사실이다’고 했나?

이 파트장: 부가적으로 설명해야 할 것 같다.

검사: 이렇게 진술한 건 사실인가?

이 파트장: 진술 자체는 동의한다. 그 당시 말씀 드리면 진술받은 검사도 여기 와계시는데, 그 당시 질문을 하기에 검사님이 ‘원장님이 어떤 사람을 지목해서 종북이라고 했나. 문재인이냐 안철수냐’, 그래서 제가 생각하기에 ‘문재인이나 안철수가 왜 종북이냐?’ 하니 검사가 ‘그럼 이정희 후보가 그러냐. 대부분의 국민이 이정희가 종북이라고 생각하고 저도 이정희를 좋아하지 않는다, 저도 공감한다. 그럼 이 파트장은 어떻게 생각하느냐’(라고) 아주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물어서 저도 ‘이정희를 더 지정하신 게 아니겠습니까’라고 개인적인 추측을 말한 것이다.

검사: 진술서에는 ‘문재인·안철수 아니면 이정희 후보를 염두에 둔 거 같다’고 했다. 그걸 본인이 진술 안 했다는 건가?

이 파트장: 진술한 건 맞지만, 그 당시 정황이….

4차 공판 당시 검사 측 발언

“이 파트장은 검찰 조사에서 “원장님 지시강조 말씀에 기재된 국내 종북 세력들은 연말 대선을 앞두고 다양한 방식으로 종북 정권 수립 야욕에 몰두한다며 문재인·안철수·이정희 후보를 염두에 둔 내용 같다. 이정희를 좀 더 염두에 둔 것 같다. 저희는 이정희가 대통령이 되면 종북 정권이 된다고 이해한 게 사실이다. 최근 통진당 사태 등을 계기로 국민들이 현 상황을 종북 세력 척결을 위한 (국정)원의 모든 역량을 집결시켜야 한다는 지시는 여러 차례 있었다”라고 진술했다.”

이○○ 파트장에 대한 변호인 신문

변호사: 증인, 짧게 간단하게 대답하세요. 자꾸 변명하는 듯 대화하는 건 별로 안 좋다. 증인이 안보3팀 5파트장 온 뒤로 업무 대응에 기존 업무와 변화 있었나?

이 파트장: 기존 5파트는 직원 4명이 40여 개 사이트를 담당했다. 내가 가서는 확 줄였다. 핵심 위주로 가자. 10개로 줄여 그중 핵심은 오유다. (오유는) 일반 사이트하고 (아주 다르게) 비정상적으로 돌아갔다. 편향성이 집중된 유머 사이트였다.

변호사: 그럼 그 (오유) 운영자를 공안사범으로 조사 안 하나?

이 파트장: 나도 운영자는 수사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래서 내가 검찰 진술에서도 분명히 말했다. 공안업무 하는 검찰에서 수사하라고까지 이야기했다.

변호사: 원장님 지시 강조 말씀, 국정원 내부 게시판에서 확인했나?

이 파트장: 거의 확인 안 했다. 가끔 확인했다.

변호사: 통합진보당 이석기를 수년간 주시해왔다. 피고인은 이미 보고받아 알았는데 증인은 이석기 의원을 국정원이 주시해온 걸 알았나?

이 파트장: 터지고 난 뒤 알았다.

이정수씨에 대한 검찰 신문

검사: 증인은 연세대 정외과 90학번으로 이 파트장과 대학 동기라고 진술했는데 맞나?

이정수: 그렇다.

검사: 증인은 2004년 총선 때 대학 동기인 당시 한나라당 김희정 후보가 부산 출마했을 때 선거캠프에서 기획하고 유세한 사실 있나?

이정수: 그렇다.

검사: 종북 의미나 기준, 업무 매뉴얼을 받았나?

이정수: 그런 건 없었다.

검사: 북한 선전·선동 내용을 구체적으로 알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은데?

이정수: 일베(일간 베스트 저장소) 사이트를 보면 그런 과거의 기사라든지 현재 일어나는 팩트 위주로 정리가 아주 잘 되어 있다.

검사: 일베의 북한 주장 팩트나 정리·반박 논리 쓴 걸 보고 종북 대응이라 판단한 건가?

이정수: 그렇다.

검사: 증인은 2011년 말부터 이 파트장한테 매월 200만~450만원 사이를 받았는데 전액 현금으로 받았나?

이정수: 그렇다.

검사: 증인은 2012년 8월29일 ‘나꼼수 비키니녀 젖통’이라는 제목으로 “나꼼수 설치고 다니면 요새는 역효과다”라는 글을 ‘이게유머냥’ 닉네임으로 올렸는데 맞나?

이정수: 맞다.

검사: 2012년 8월31일에는 ‘박지원 비행 중에 문자를?’이란 제목으로 양경숙 관련 박지원 의원을 비판한 글을 쓴 사실이 있나?

이정수: 쓴 것 같다.

검사: 검찰 조사 때, ‘상식:비상식, 1:99를 주장하며 사회적 갈등을 부추기는 세력은 어떤 세력을 의미하나’라는 질문에 증인은 ‘통진당이 종북이라고 생각하지만 특정 정당을 말하는 건 아니고 진보 세력을 의미한다’고 답했나?

이정수: 진보 세력이 다 그렇다는 건 아니고 범 야권 세력이라고 칭하면서 항상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한다든지 시위와 데모 주동하는 세력을 보면, 항상 참여하는 세력이 있고 그런 단체의 주장에 대해서.

검사: 범야권 세력에 종북이 숨어 있고 배후에 간첩이 있을 수 있다는 게 증인 생각 맞나?

이정수: 그렇다.

검사: 그런데 증인은 북한·안보 이슈만 한 게 아니라 박지원·이정희 이름 거명하며 수위 높게 글 쓰고, ‘간찰수’라고 안철수 비하하는 표현을 쓰지 않았나?

이정수: 북한에서 주장하는 것들은 어떻게 보면 야권에서 주장하는 것과 상당히 일치하는 부분이 많았다. 개인적 성향상 그런 걸 수시로 올렸을 수도 있고.

이정수씨에 대한 변호인 신문

변호사: 온라인 활동이 정치 관여일 것이라고 생각 못했나?

이정수: 그렇다.

변호사: 2011년 이 파트장을 찾아가서 건강상 이유로 일하기 어렵고, 돈 벌 수 있는 방법이 뭔지 부탁해서 2011년 연말부터 다음 아고라 등에 글쓰기 한 거 맞나?

이정수: 그렇다.

변호사: 증인은 김하영 직원 사건 이후에도 지난 활동에 대해서 아무런 문제 안 된다고 생각했다는데 이유가 뭔가?

이정수: 애국 시민이 해야 되는 일로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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