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인신문 중단 후 변호인은 ‘공세 중’

1월13일 ‘원세훈 공판’ 준비기일. ‘국정원 트위터 계정 특정 논란’으로 증인신문은 중단된 상태다.
변호인들은 이번에도 계정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섰고, 검찰은 ‘3주만 더 시간을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전혜원 기자(woni@sisain.co.kr)

국정원 정치 개입 사건 특별수사팀을 발족시킨 채동욱 검찰총장이 물러났다(2013년 9월28일). 윤석열 특별수사팀장도 경질되었다(2013년 10월17일). 그 뒤를 이은 이정회 특별수사팀장과 부팀장인 박형철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부장은 지방 발령이 났다(2014년 1월10일). 김진태 신임 검찰총장이 들어선 뒤에도 ‘국정원 정치 개입 의혹 사건은 검사들의 무덤’이라는 말이 검찰 안에서 회자되고 있다. 좌천성 힘빼기 인사라는 비난 여론이 일자, 검찰은 지방 발령이 난 이정회 팀장(원주지청장)과 박형철 부장에게 당분간 공소 유지를 맡겼다. 1월13일 열린 공판 준비기일에 박형철 부장도 이복현·단성한·김성훈 검사와 함께 검사석에 앉았다.

그러나 내부 감찰까지 받으면서 공소 유지에 매달렸던 수사팀이 흔들리면서, 검찰의 국정원 트위터 공소 사실도 흔들렸다. 재판부는 이날까지 합리적 의심이 들지 않게 트위터 계정을 특정해달라고 검찰 측에 요청했다. 하지만 이날 박 부장은 3주만 더 시간을 더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지난 재판에 이어 이날도 변호인들의 공세는 계속되었다. 이날 열린 공판 준비기일의 법정 중계는 중간점검 차원에서 그동안 법정 안팎에서 제기된 논란과 해설도 덧붙인다. 다음 공판 준비기일은 1월27일이다.

변호사 : 검찰이 1차 공소장 변경 때 기소한 트위터 글 5만5689건 가운데 3만1000여 건을 2차 공소장 변경을 하면서 철회했다. 검찰은, 국정원 직원이나 민간인 협력자가 사용한 것으로 판단되지만 입증 범위를 최소화해, 재판 심리를 빨리 하기 위해서 철회를 했다고 밝혔다. (준비한 자료를 보여주며) 그런데 조사해보니 철회한 계정이 26개 정도였다. 이 가운데 현재 16개 계정이 살아 있다. 검찰은 어떤 한 계정이 쓴 트위터 1만5117건을 기소했다가 철회한 경우도 있다. 과연 이것이 검찰 설명대로 입증 범위를 축소하기 위해서 철회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

판사 : 검찰이 명확한 입증을 위해서 일부를 뺐다고 했는데, 입증 편의가 아니라 입증이 불가능한 것을 제대로 검사도 하지 않고 1차 공소장 변경을 했다가 스스로 뺀 것 아니냐, 그만큼 1차 공소장 변경부터 수사가 부실했던 것 아니냐를 변호인이 다투는 취지인가?(검찰은 지난해 10월17일 낸 1차 공소장 변경을 통해 트위터 5만5689건을 추가했고, 11월20일 2차 공소장 변경 신청 때 1차 변경 당시 추가한 일부 트위터를 빼고 2653개 트위터 계정이 쓴 121만 건을 기소했다. 쟁점은 여기서 발생했다. 국정원 직원이 쓴 메일에 첨부된 383개 계정은 체포된 안보5팀 소속 국정원 직원의 진술로 국정원 계정임이 뒷받침되었다. 검찰은 메일 압수 당시 민간인 협력자도 찾아냈다. 추가 계정이 더 있을 것으로 여긴 검찰은, 동시 동분 동초에 3개 이상의 계정이 동일 내용을 2회 이상 트윗한 경우로 혐의 대상 계정을 확대했다. 이렇게 찾아낸 2270개 계정을 기소했는데, 변호인들은 주로 이 추가 계정들을 공략했다. 2270개 가운데 일부인 30여 개가 일반인 계정이 아니냐는 것이다.)

변호사 : 그렇다. 2차 공소장 변경까지 그 과정이, 변호인 처지에서 보면 이런 논리적 모순이 계속 반복된다. 또 하나 ma*****라고 하는 계정이 있다. (자료를 보여주며) 현재 트위터상에서 확인되는 글과 검찰이 범죄일람표에 첨부한 글 내용이 약간 다르다. 그래서 검찰이 빅데이터에서 수집한 내용과 왜 실제 트위터에서 확인되는 내용이 다른지, 빅데이터 업체에서 수집했다면, 임의제출 또는 압수수색해서 받았다는 그 내용이 과연 정말로 트위터에 올라간 글과 동일한지 이 부분에 대해서도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무슨 기술적인 차이에 의해 그런 것인지 변호인도 확신할 수 없지만 이렇게 실제 트위터에 살아 있는 내용과 빅데이터에서 수집한 내용이 다르다면 과연 어떻게 정확성을 담보하겠나. 특히 이런 문제점은 글 내용의 동일성을 가지고 국정원 직원의 범위를 넓혀가는 논리가 얼마나 위험한지 보여준다.

검사 : 변호인이 공소장 변경과 관련해서 말씀하셨는데, 1차 공소장 변경은 순전히 압수한 국정원 직원 이메일에 첨부된, 업무 관련 파일에 있는 계정에서 쓴 글로 1차 공소장 변경을 한 것이다. 변호인께서 지적한 계정들도, 국정원 직원 계정으로 특정돼 있는 계정이랑 매칭이 되어 관리하는 것처럼 표시가 되어 있었다. 실제로 수사하는 과정에서도 그런 식으로 관리하는 것으로 추정할 만한, 인정할 만한 부분은 2차 공소장 변경을 하면서도 그대로 공소장에 포함시켜 유지했다. 나머지 민간인 협력자 문제를 포함해 여러 계정에 대해서는 공판의 신속한 진행을 위해 정리했다. 변호사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계정이 살아 있기 때문에 이것은 전혀 국정원과 연관이 없다, 그렇게 단순화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어쨌든 이런 여러 문제를 다 포함해서 저희들이 작업을 한 번 해보니까 3주 정도만 시간을 주면 변호인이 문제를 제기한 일부 계정뿐 아니라 나머지 계정에 대해서도 우연성 등을 제거해 입증하겠다. 변호인이나 재판장이 합리적인 의심을 갖지 않도록 입증 자료를 구비해서 검찰의 최종 의견을 제출하고 재판부 판단을 받도록 하겠다.

판사 : 지금부터 3주 정도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취지인가? 그러면 최종 의견을 정리할 수 있는가?

검사 : 그렇다. 변호인께서 문제 삼은 계정은 몇 개 안 되지만, 혹시 그 이후에 또 문제 삼을 일이 없도록 깨끗하게 입증하도록 하겠다.

판사 : 종전에는 공소장 변경을 일일이 계정을 확인해보지 않고 그냥 동시 동분 동초에 동일한 글을 세 사람 이상이 한 것이, 2회 이상이면 국정원 직원인 것으로 추정한다는 식의 논리로서만 하고 실제적 검증은 해보지 않았는데, 지금 하는 작업은 이게 실질적으로 살아 있으며 국정원 계정으로 볼 수 있는 건지라는 그런 개별적인 검증을 한다는 것인가?

검사 : 일단, 맞다. 처음 공소장 변경할 때도 개별 계정들을 보고 일일이 점검을 했는데, 이번에는 그동안 법정에서 제기된 문제들을 포함해 깨끗하게 정리하겠다.(검찰이 트위터 공소 유지와 관련해 법정에 증인 신청을 한 국정원 트위터팀 소속 직원은 5팀장을 포함해 모두 6명이다. 이 외에도 국정원 직원을 도와 트위터 활동을 한 민간인 협력자 2명도 증인 신청을 했다. 현재 국정원 직원 1명만 증인 신문이 진행된 뒤 트위터 계정 특정 논란으로 중단된 상태다. 검찰은 트위터 계정을 특정하고, 국정원 직원과 민간인 협력자를 상대로 원세훈 전 국장원장의 ‘지시 강조 말씀’이 ‘이슈와 논지’라는 업무지침으로 전환되어 트위터 여론을 조작했는지 입증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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