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판 무죄판결한 판사의 ‘강조 말씀’

2월10일 원세훈 전 국정원장 등에 대한 공판준비기일에는 검찰이 트위터 건수를 121만 건에서 78만 건으로 줄인 과정을 설명했다.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에게 무죄판결을 내린 재판부는 검찰의 입증 책임을 강조했다.

김동인 기자(astoria@sisain.co.kr)

변호인들의 잇단 문제 제기 이후, 검찰은 결국 국정원 직원들이 사용한 것으로 본 트위터 계정을 줄였다. 2월10일 열린 원세훈 전 국정원장, 이종명 전 3차장, 민병주 전 심리전단장 공판준비기일. 검찰은 트위터 건수를 121만 건에서 78만여 건으로 줄인 과정을 설명했다. 검찰은 1차(트위터 5만5600여 건 추가), 2차(트위터 5만5600여 건→121만여 건 확대)에 이어 3차(트위터 121만 건→78만 건 조정) 공소장 변경을 한 셈이다. 이번 법정 중계는 검찰의 프레젠테이션을 주로 소개한다. 이번 재판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이범균)는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에게 무죄판결을 내린 재판부다. 이날도 이범균 판사는 “검찰 논리가 조금이라도 흔들리는 부분이 있다면, 다 흔들리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라며 검찰의 입증 책임을 강조했다.

변호인 : 변호인과 상의해서 공소장 변경 방향을 정한다는 보도를 보았는데, 검찰이 오늘 설명(프레젠테이션)을 하고 변호인이 의견을 제기한 뒤 공소장을 변경하는 것이 정확한 심리 방법인지 의문이 든다. 차후에 문제를 제기하면 “변호인 측이 공소장 변경에 대해 다 동의하지 않았냐”라는 반론을 받을 수 있다.

판사 : 변호인의 취지는, 오늘 설명을 듣고 변호인이 의문을 제기하면 검찰 측에서 공소장 변경 접수 이전에 또 보완·수정할 수 있기에 이런 설명 방식이 적절치 않다는 것이냐?

검사 : 걱정 안 하셔도 된다. 변호인께서 어떤 의견을 제시해도 변경하거나 그럴 생각이 없다. 오늘 어떤 문제가 제기되더라도 저희는 의견을 제시하고 재판장님 판정을 받겠다. (프레젠테이션 화면을 띄우며) 그러면 설명하겠다.

기초 그룹 재추출 어떻게 했나

국정원 심리전단 트위터 팀원 김 아무개, 장 아무개의 이메일에 기재된 트위터 계정 414개 중 그룹으로 연결된 364개를 특정했는데, 이를 다시 김 아무개의 이메일에 첨부된 ‘시큐리티 텍스트 파일’(이 파일에는 트위터 전담팀인 안보5팀 직원 이름 두 글자와 이들이 사용한 계정별 패스워드, 스크린네임이 열거되어 있다)에 팀원 22명이 연결된 269개 계정으로만 한정했다(제외된 계정에는 민간인 조력자 계정도 있지만 검찰은 심리에 많은 시간과 절차가 소요된다고 보고 이번에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트윗덱과 트위터피드 이용한 그룹 활동 재추출

국정원 직원 김 아무개 이메일에 첨부된 시큐리티 텍스트 파일에 나온 사용자가 트위터 팀원 22명으로 특정된 269개 계정이 기초 계정이다. 이 계정과 그룹 활동을 한 트윗덱 연결 계정을 확인했다. 트윗덱 프로그램은 다수 트위터 계정을 등록한 후, 등록된 다수의 계정으로 한꺼번에 동시 트윗 등을 실행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계정을 등록할 때 계정 비밀번호까지 입력해야 하므로, 트윗덱을 이용해 동일 글을 동시에 트윗한 계정들은 결국 동일한 사용자가 사용·관리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기초 계정 269개와 함께 트윗덱을 통해 동일 글을 동시에 트윗한 글 중 조금이라도 우연성이 개입될 소지를 없애기 위해 기초 계정과 동시 트윗 횟수가 20회 이상인 422개 계정만을 확정했다(이번 공소장 변경에서 검찰은 빅데이터 업체인 다음소프트로부터 추가 API 정보(전체 트윗 관련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해 각 트윗이 어떤 애플리케이션으로 작성되었는지 확인했다. 검찰은 트윗별로 트윗덱이나 트위터피드 사용 여부도 기재해 제출했다).

판사 : 잠깐만. 아까 그 트윗덱과 관련해서 매번 트윗 때마다 수동 작업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그게 엔터를 쳐야 전송된다는 취지인가?

검사 : 맞다.

판사 : 봇 계정처럼 가만 놔둬도 누군가 올린 글을 자동으로 바로 보내는 것은 트위터피드 프로그램이 하는 것이고?

검사 : 그렇다. 트위터피드도 계정 등록 시 계정 비밀번호까지 입력하며, 시큐리티 텍스트 파일에 트위터피드를 보내는 계정과 피드를 받는 계정 등 구체적인 내용까지 기재되어 있다. 따라서 트위터피드를 통해 기초 계정과 연결하는 계정도 국정원 계정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앞서 말한 269개 기초 계정, 트윗덱 연결 422개 계정, 합쳐 691개 계정과 트위터피드를 통해 동일 글을 동시 트윗한 글 가운데 ‘RT@트위터 계정명’으로 시작하는 동일 글을 다시 뽑았다. 같은 ‘RT@트위터 계정명’까지 포함되고, 국정원 계정들과 동시에 보냈으며, 동시 보냄 횟수가 200회 이상인 계정들로 기준을 엄격히 높여 트위터피드 466개 계정을 엄선했다.

판사 : ‘RT@트위터 계정명’으로 시작했다는 것은, ‘RT@트위터 계정명’이 포함되어 200회 동일 글을 올린 경우인가?

검사 : 그렇다. ‘RT@트위터 계정명’으로 시작하는 동일 글이, 국정원 계정들과 함께 동시에 그것도 200회 이상 표기되는 계정은 우연성이 개입될 소지가 없어서 국정원이 사용·관리하는 계정으로 특정할 수 있다.

판사 : 잠깐만. 그렇다면 내가 트위터피드를 사용해서 리트윗을 했다 할지라도, ‘RT@트위터 계정명’을 넣도록 옵션을 설정하지 않았다면 그건 지금 검찰 측에서 추출한 기준에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는 얘기인가.

검사 : 그렇다. 계정 선별 검증을 한 결과를 정리하면 첫째, 기초 계정 269개의 선거 글 5만6817건, 정치 글 4만9009건 등 합계 10만5826건이고, 둘째, 이 기초 계정 269개와 트윗덱을 통한 동일 글 동시 트윗 등으로 그룹화된 트위터 연결 계정 422개의 선거 글은 8만4611건, 정치 글 6만1300건 등 합계 14만5911건이다. 세 번째로, 기초 계정 269개와 트윗덱 연결 계정 422개를 합한 691개 계정과 트위터피드를 통한 동일 글 동시 트윗 등으로 연결된 계정 466개의 선거 글은 30만5416건, 정치 글은 22만9545건 등 합계 53만4961건이다. 이렇게 검찰이 최종 특정한 1157개 계정 중에는 현재 살아 있는 계정도 있고, 변호인이 문제 제기한 계정도 일부 포함되어 있다. 검찰에서는 검토 결과, 국정원 계정으로 입증하는 데 별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포함시켰다.

변호인 : 트위터피드에 200번이라는 기준으로 엄격히 검증했다는 것은 변호인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측면이 많다. 여전히 저희는 기본적으로 어디에서 어떤 방법으로 접속을 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IP 주소라든지, 아니면 트위터 본사가 가지고 있는 이메일 계정 추적이라든지, 이런 걸로 입증해야지 그것을 토대로 해서 논리를 확대하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판사 : 실증적으로 검토하지 않고, 논리적으로 추론해서 이러이러했다는 게 검찰 논리다. 이 논리에서 또 무너지고 흔들리는 부분이 있다면, 상당 부분 명백하고 일부는 검증이 불가능하다 할지라도 그것은 다 흔들리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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