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오염 방지하는 트위터 활동 했다”

4월29일 증인으로 나온 국정원 심리전단 안보5팀 팀장은
“원장님 지시 강조 말씀이 업무에 반영된다”라며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지시를 인정했다.

국정원의 활동이 정치적으로 보일 수 있다는 것도 수긍했다.

김은지 기자

지난 4월25일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변호인단이 법원에 의견서를 냈다. 검찰이 핵심 증거로 내세운 ‘시큐리티 텍스트 파일’이 증거 능력이 없다는 내용이었다. 변호인은 국정원 직원 김 아무개씨가 자신의 이메일에 첨부한 이 파일을 누가 작성했는지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문제의 시큐리티 텍스트 파일에는 심리전단 안보5팀(트위터팀) 직원의 트위터 아이디와 이름이 적혀 있다. 변호인단은 김씨가 자신의 메일에 시큐리티 텍스트 파일을 첨부한 건 맞지만, 그렇다고 첨부 파일의 원작성자까지 김씨라는 사실은 입증되지 않았다면서 증거로서 효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4월29일 열린 재판에서는 시작하자마자 이 문제로 검찰과 변호인이 세게 붙었다. 검찰은 “변호인단이 이메일 압수 절차가 위법하다고만 주장하다가, 갑자기 입장을 바꾸었다”라며 김씨에 대한 추가 증인신문을 해야 한다고 맞받았다. 이에 재판부는 “변호인의 주장이 뒤늦게 나왔더라도 논리적·법리적으로 일리가 있다”라면서 김씨에 대한 추가 심리 가능성을 내비쳤다. 4월29일 재판에는 대선 당시 국정원 심리전단 안보5팀(트위터팀)을 이끈 이 아무개 팀장이 증인으로 나왔다.

이 아무개 증인에 대한 검찰 신문

검찰 : 2012년 2월 심리전단 부서에 신설된 안보5팀 팀장으로 발령받았다. 팀원 또한 새로 배치되었다는데 그 이유를 아는가?

이 아무개 팀장 : 명령을 받고 왔기 때문에 어떤 이유인지는….

검찰 : 안보5팀으로 부임하면서 상급자인 민병주 심리전단장(피고인)에게 안보팀이 어떻게 운영될 거라는 운용계획을 보고한 적 있죠?

이 아무개 팀장 : 예. 트위터상 선전·선동, 허위사실 유포, 남남 갈등 조장 등의 방어심리전에 주력하겠다고 보고했다.

검찰 : 증인은 검찰 조사 때 ‘매일 내려오는 주요 이슈 및 논지를 기본으로 해서 국민의 사상 오염을 방지하는 트위터 글쓰기 활동을 했다’고 진술했는데.

이 아무개 팀장 : 매일 받는다고 진술한 건 내가 착각했다. 직원들이 (이슈와 논지를) 발굴하기도 한다. 국장으로부터 주요 이슈는 받았지만, 급박한 사안의 경우는 외부 메일로 받기도 했다.

검찰 : 주요 이슈 및 논지가 전달되었고, 대응 논지가 선정되고 2~3줄 정도 요지가 담긴다고 했는데 맞나?

이 아무개 팀장 : 국장이 일일이 다 불러줄 순 없다. (위에서) 내려오는 경우도 있고, 다양하다.

검찰 : 기본적으로 구두로 전달하는데, 문구로 내려오는 것도 있다는 의미인가?

이 아무개 팀장 : 급박한 상황에서 내려오면 내가 보고 파트장에게 연락해준다.

검찰 : 대개는 구두이지만, 가끔은 그렇다?

이 아무개 팀장 : 급박한 경우는 메일로 오는 경우도 있다.

검찰 : 검찰 조사 때 검사가 주요 이슈 및 대응 논지가 정리되어 전달되는 이유를 묻자, ‘한 명이 하는 것보다 여러 명이 하면 여러 국민이 볼 가능성이 높아져서 집중 공략이 높아진다’고 했죠?

이 아무개 팀장 : 그렇게 진술한 것 같다.

검찰 : 집중 공략한다는 게 무슨 말인가?

이 아무개 팀장 : 북한의 선전·선동에 대해 소수 인원으로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의미다.

검찰 : 증인은 ‘다른 부서는 모르겠지만 원장님 지시 강조 말씀이 업무에 반영된다’고 검찰에서 진술했죠?

이 아무개 팀장 : 큰 범주에서….

검찰 : ‘원장님 지시 강조 말씀은 업무에 반영될 정도로 중요해서, 민병주 단장이 원내 공지 사항에 공지가 되(었다고 알려주)면 숙독하려고 노력했다’고 한 건 사실이죠?

이 아무개 팀장 : 예.

검찰 : 증인도 직접 트위터 활동을 한 적이 있나?

이 아무개 팀장 : 딱 한번 했다.

검찰 : 팀원들이 트윗덱이나 트윗피드로 대량 전파한 사실을 아나? 자동전송 프로그램 따위를 쓰라고 지시한 적 없나?

이 아무개 팀장 : 이번에 그런 프로그램을 썼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검찰 : 증인이 직접 트위터를 검색해서 직원들이 쓴 글의 개수나 내용을 파악해 관리했다고 했는데 맞나?

이 아무개 팀장 : 조직관리 차원에서 가끔 들어가 봤다. 팀원들이 밖에서 뭘 하는지 모르니까, 관리 차원에서 가끔 보았다. (내가 트위터를) 언제 볼지 모르니까 직원들이 긴장하고 열심히 했다. 그런 차원이다.

검찰 : 2012년 6월18일 증인이 참석한 회의에서, 민병주 단장을 통해 ‘종북 좌파들의 진보 정권 수립 저지’에 대해 전달받았다는데, 증인이 전달받은 의미를 설명할 수 있나?

이 아무개 팀장 : 북한의 선거 개입 실태를 그대로 알리라는, 각종 선거 때마다 북한이 개입해서 이번에도 그런 게 있을 테니 그걸 알리라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검찰 : ‘야권 내에서 북한에 동조하는 게 적지 않은데 그 실상이나 위험성에 대해 제대로 알려야 한다는 취지로 전달받았다. 북한이 자기에게 유리한 후보 편 들어주는 선전·선동에 대응해야 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였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는데 맞나?

이 아무개 팀장 : 맞다.

검찰 : 민병주 단장에게 전달받은 이 같은 내용을 팀원에게 전달했나?

이 아무개 팀장 : 팀원 회의 땐 그 내용보다는 종북 좌파에 대응하라는….

검찰 : 전달한 내용이 구체적으로 뭔가?

이 아무개 팀장 : 북한의 선거 개입 행태를 제대로 알리라고….

검찰 : 증인은 검찰 조사 때 ‘소수 인력으로 나름 성과를 거두었다는 자부심이 있다. 하지만 북한의 주장이 야당 주장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 보니 겉으로 비치기에 야권 주자 공격으로 보이는 부분이 있다는 건 이제 와서 안타까운 부분이다’라고 진술했는데.

이 아무개 팀장 : 자꾸 문건 보여주며 질문을 해서, 나도 말은 해야 할 것 같아서 추측성으로….

검찰 : 진술한 건 있는데, 다 증인의 추측이다?

이 아무개 팀장 : 그렇다.

판사 : ‘북한에 대응하려는 모습으로 활동했지만 겉으로 비춰지는 부분이 야권 주자 공격으로 보이는 건 안타까운 부분입니다’라고 한 게 증인이 생각나는 대로 한 진술인지, 뭘 보고 한 진술은 아닌 것으로 보이는데, 그런 진술도 검사가 유도했다는 건가?

이 아무개 팀장 : 그건 아니고. 내가 검찰 조사 받으면서, 조사를 받다 보니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 아무개 증인에 대한 변호인 신문

변호인 : 증인의 컴퓨터 활용능력은 어느 정도인가?

이 아무개 팀장 : 보고서 작성하는 정도이지 ‘컴맹’ 수준이다.

변호인 : 트윗피드 사용하라고 지시한 적 있나? 우선 트윗피드가 뭔지는 아나?

이 아무개 팀장 : 죄송하다. 내가 잘 모른다.

변호인 : 1987년부터 지금까지 20년 동안 국가 최고 정보기관에서 활동했다. 증인 포함한 심리전단 전체가 공모해 선거운동하고 정치에 개입했다고 재판받는데, 그간 근무 경험에 비춰봐서 이런 공개적인 지시가 가능한 조직인가?

이 아무개 팀장 : 열심히 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사고다. 저는 그런 지시를 받은 적이 없다.

검(다시 반대 신문을 하며):(증인은 트위터 활동이) 정당한 대북심리전이라는 주장을 여러 차례 했다. 그렇다면 이번 사건이 있건 없건 간에, 일반인에게 공개는 안 되겠지만, 트위터 계정 어떤 걸 사용했다고는 제출할 수 있을 거 같다. 그런데 왜 팀원들이 트위터에서 다 탈퇴하고 트윗 활동한 걸 밝히길 거부하나?

이 아무개 팀장 : 정당한 활동이지만, 직원들이 여러 가지 문제가 되니까, 심리적 보호 차원에서 그러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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