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2일 재판에서 검찰 측(왼쪽 앉아 있는 이들)은 국정원 직원들이 보수 우파 매체 등을 활용해 사이버 심리전을 전개했다는 증거를 제시했다. ⓒ서혜주 그림

원세훈 재판 두 달 안에 결판난다

‘원세훈 재판’이 11개월째다. 6월16일과 6월30일 각각 피고인 신문과 최후진술을 앞두고 있고 7월에 1심 선고가 있을 예정이다.
6월2일 재판에 국정원 직원이 출석했다. 여전히 ‘모른다’ ‘기억 안 난다’는 진술만 반복했다.

전혜원 기자

지난해 8월 시작된 국정원 정치 개입 사건의 1심 재판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6월16일 피고인(원세훈·민병주·이종명) 신문에 이어 6월30일 최후진술만 남았다. 7월 중순께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 21부(부장판사 이범균)는 1심 선고를 할 예정이다. 6월2일 국정원 김 아무개 직원이 지난 3월에 이어 또다시 증인으로 출석했다. 검찰은 김씨가 사용한 네이버 메일에 첨부된 ‘시큐리티 텍스트 파일’을 찾아냈다. 이 파일에는 심리전단 안보5팀(트위터 전담) 소속 직원들이 사용한 트위터 계정 목록이 담겨 있었다. 하지만 변호인단은 검찰이 핵심 증거로 내세운 이 파일을 김씨가 메일에 첨부한 건 맞지만, 문서를 누가 작성했는지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기에 증거로 효력이 없다고 주장해왔다. 시큐리티 텍스트 파일 작성과 관련한 신문에 앞서 검찰은 국정원 직원들이 보수 우파 인터넷 매체와 시민단체를 활용한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했다.

검찰 : 국정원 직원 박 아무개의 이메일과 관련된 압수수색 과정에서 보수 우파 단체와 인터넷 매체 관계자에게 정부의 업적, 보수 우파의 견해를 대변하는 보도자료, 성명서 문건을 전달한 것이 확인된다는 내용이 나왔다. 내용을 구체적으로 보면 한진중공업 희망버스, 무상급식, 무상의료 등의 사업에 대해, 중요한 정치 이슈와 관련된 서로 의견이 대립되는 이슈에 대해 정부 여당과 보수 우파의 견해를 대변하는 내용이었다. 특히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 서울시장 보궐선거, 총선, 대선 등에서 계속 한쪽 입장을 대변해 활동한 것이 확인되었다. 2011년 6월26일자 메일을 보면, 연평대전과 관련된 보도자료 초안을 특정인에게 이메일로 보냈다. ‘연평대전 9년 북한의 도발은 계속되고 있습니다’라는 제목 자체는 안보 이슈와 관련된 것으로 보이지만, 민생을 앞세워 제2의 광우병 폭란을 이끌려고 한다는 등의 보도자료 초안을 만들어 제3자에게 보낸 내용이다. 2011년 7월8일자도 마찬가지로 ‘북한의 식량 지원에 대한 내용은 필요한가’라는 초안을 만들어 언론 보도에 필요한 형태로 데이터라든가 자료들을 정리해서 제3자에게 보낸 내용이 확인된다. 2011년 7월16일자를 보면 ‘절망버스 광고안 1, 2’라고 해서 두 가지 광고 형태를 보낸다. ‘본인 생각에는 짧은 게 더 좋을 것 같은데 검토해달라’는 취지로 메일을 보내고, 내용을 보면 ‘희망버스는 절망버스, 폭력버스일 뿐이다. 야당 정치인들이 불법시위 선동에 앞서는 것은 노동자들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비열한 술수다’라고 되어 있다. 2011년 7월18일 메일을 보면 제목은 ‘늦었다’이고, 구체적으로는 앞서 보낸 절망버스·폭력버스 관련해서 야당 의원들도 희망버스를 반대하고 있다 등등 구체적 내용은 수정이 필요하다며 최종 게재 전까지 그것을 다듬고 있는 내용이다. 2011년 7월31일자 메일을 보면 ‘광화문 가두 홍보’라고 해서, 구체적으로 피켓 문안, 1번 피켓에는 이런 내용을 담아야 된다, 8월24일 주민투표를 통해 전면 무상급식을 막아냅시다. 2번 피켓은 전면 무상급식은 서민들의 몫을 빼앗아가는 반서민 정책이다, 이런 식으로 해서 광화문 가두 홍보와 관련된 피켓 제작에 대해 어떤 내용으로 해달라고 요청하는 게 확인된다. 8월 초에도 특정 내용의 리플릿 같은 것들을 어디에 몇만 부, 어디에 몇만 부 보내달라는 식으로 그걸 구체적으로 중간에서 조율하는 메일이 있다.

판사 : 지금 제시하는 것은 트위터 부분이 아니라 댓글과 관련해서 추가 제출된 증거와 관련이 있다는 말인가?

검찰 : 그렇다. 시기나 내용을 보면, 전체적으로 심리전단은 사이버 심리전이라는 기조 아래서 트위터뿐 아니라 이런 내용들을 다양하게 전파, 활동했다는 취지이다.

변호인 : 이견 있다. 지금 공소 사실과 관련이 없는 내용을 이야기하고 있다. 기소된 내용은 사이버 댓글, 트위터 활동이다. 지금 말하는 것은 그런 사이버 활동이 아니다.

김 아무개 직원에 대한 검찰 신문

검찰 : 네이버 닷컴은 증인 개인 이메일 맞죠?

김 아무개 직원 : 예.

검찰 : 증인 메일의 ‘받은 메일함’을 보면 작성된 IP 주소가 국정원 사무실에서 사용한 IP 주소로 특정되어, 국정원 내부에서 작성된 이메일이 147개였다. 증인이 국정원 내부에서 네이버에 접속해 본인에게 이메일을 보낸 사실 있죠?

김 아무개 직원 : 그건 기억이 안 난다.

검찰 : 이메일 자체를 증인만 사용했고 다른 사람과 공유하지 않았다고 증언했는데 맞죠?

김 아무개 직원 : 예. 그건 맞다.

검찰 : 시큐리티 텍스트 파일 제시하겠다. 첫 페이지 보면 30개 트윗 계정과 비밀번호가 기재되어 있다. 증인이 작성한 것 아닌가?

김 아무개 직원 : 지난번에도 말했던 것 같은데 진짜 생소하다. 내용이 생소하다.

검찰 : 원칙적으로 국정원 내부 컴퓨터에서 작성한 문서는 외부로 유출될 수 없죠?

김 아무개 직원 : 나갈 수 없다.

검찰 : 다만 네이버 등 포털 사이트에는 접속이 가능하기 때문에 외부 활동을 위해 이메일을 저장 매체로 이용한 것 아닌가? 증인도 업무에 필요한 내용을 이메일에 저장해놓은 적은 있다고 했잖은가?

김 아무개 직원 : 국정원 내부 문서는 그런 건 없었을 거다. 그런데 인터넷에서 이메일을 이용하는 경우는 있지 않나. 어떤 내용인지 기억은 안 나지만 자료 같은 걸 저장해 활용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검찰 : 지금 증인이 보는 메일은 2012년 2월9일 오전 8시50분에 작성된 것이다. 이 메일의 헤더 정보를 보면 작성된 장소 IP가 국정원이다. 국정원에서 작성한 메일 아닌가?

김 아무개 직원 : 기억나지 않는다. 무슨 정보라고 했죠?

판사 : 헤더 정보라고 이메일을 열어보면 어디서 작성했는지 IP 주소가 나온다. 이 주소가 국정원 사무실인 걸로 확인됐다. 보낸 사람도 증인이고, 받는 사람도 증인이다. 누구한테 메일 계정을 빌려준 적도 없고 혼자 사용했다고 했다. 그러면 저 메일을 증인이 작성해서 증인에게 보냈고, 그 보낸 곳이 국정원 내 컴퓨터로 기록상 나온다. 자, 증인이 작성한 거 맞나?

김 아무개 직원 : 모르겠다. 기억이 안 난다.

검찰 : 증인 이메일 내용이 검찰 수사의 주된 내용 중 하나라서 국정원 내부에서 확인 절차가 있었다고 하는데, 그러면 본인 이메일을 검찰 조사 받을 때 말고 나중에라도 봤을 거 아닌가?

김 아무개 직원 : 본 적 없다.

검찰 : 국정원 내부에 이메일 제출한 적 없나?

김 아무개 직원 :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검찰 : 무슨 말인지 아는 것 같은데?

김 아무개 직원 : 아니. 모르겠다. 뭘 봤단 말인가?

검찰 : 본인 명의 메일이니까 지금이라도 볼 수 있잖나?

김 아무개 직원 : 어떤 거요?

검찰 : 네이버 메일 말이다. 본인 메일이니 지금이라도 비밀번호를 바꿀 수도 있고 볼 수도 있다. 이메일 때문에 수사를 여러 번 받았다. 무조건 기억 안 난다고 하는데 접속해서 이 내용 봤거나 한 번 검토해봤을 것 같은데 전혀 안 했나?

김 아무개 직원 : 그런 적 없다.

검찰 : 확실한가? 왜냐하면 국정원 내부에서 증인 본인 메일을 확인해서 우리랑 협의한 내용이 있는데, 담당자들 누구한테라도 증인 본인의 내용을 제공한 적이 없나?

김 아무개 직원 : 예? 잘 모른다. 난 잘 모른다.

검찰 : 방금 ‘없다’고 했다가 ‘모른다’고 말했다.

김 아무개 직원 : 없다는 말이 모른다는 말이다. 난 모른다.

김 아무개 직원에 대한 변호인 신문

변호인 : 몇 가지만 묻겠다. 증인 혹시 컴퓨터를 좀 다루는 데 능숙한 편인가? 영어 타자 실력은 한글 타자 실력보다 더 떨어지나?

김 아무개 직원 : 그렇다. 영어 타자는 잘 못한다.

변호인 : 지금 검찰에서 가장 중요하게 물어보는 시큐리티 텍스트 파일을 보면 대부분의 내용이 영어 타자로 되어 있고, 특수문자까지 썼는데 직접 입력한 기억 있나?

김 아무개 직원 : 아니, 없다. 진짜 생소하다.

변호인 : 그러면 증인은 컴퓨터에 문서 파일 작성할 때 문서 저장하는 방법은 아나?

김 아무개 직원 : 어떤 저장 말하나? 잘 못한다.

1 Comment

  1. kipid 2014/06/19 Reply

    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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